3화 · 창세기 8:12–9:17

구름 속의 무지개

또 칠 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내어 놓으매 다시는 그에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더라창 8:12

하늘 높이에서 내려다본 세상. 물이 물러가며 산과 골짜기가 드러나고, 산꼭대기에 방주가 얹혀 있다. 비둘기 한 마리가 멀리 날아간다.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제치고 본즉 지면에 물이 걷혔더니창 8:13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젖히자 눈부신 햇빛이 쏟아진다. 한 손으로 빛을 가린 노아의 눈이 커진다.

노아: …땅이다!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자부들로 더불어 방주에서 나오고”

창 8:16
방주 안, 지붕 틈으로 내려오는 빛 아래 노아의 가족 여덟 명이 모여 위를 올려다본다.
땅에서 올려다본 방주. 커다란 문이 아래로 내려와 경사로가 되고, 문 안쪽에서 빛과 함께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경사로 끝, 야벳의 작은 맨발이 젖은 흙을 처음 밟는다. 옆에 작은 새싹이 돋아 있다.
야벳이 신기해서 눈이 동그래지고 웃음이 터진다.

야벳: 땅이 말랑말랑해요!

노아가 아내의 손을 잡고 맨 앞에서 경사로를 내려오고, 가족이 뒤따른다. 젖은 땅이 반짝인다.

노아: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오너라.

노아가 그 아들들과 그 아내와 그 자부들과 함께 나왔고 … 모든 짐승과 모든 기는 것과 모든 새도 그 종류대로 방주에서 나왔더라창 8:18–19

산 위 방주에서 동물들이 짝을 지어 초록 골짜기로 쏟아져 내려가고, 가족이 경사로에서 바라본다.
셈과 함이 웃으며 양 한 쌍을 풀밭으로 놓아 주고, 양이 뛰어간다.

함: 잘 가라! 새끼 많이 낳고!

노아의 아내가 무릎 꿇고 젖은 흙에서 막 돋은 새싹을 손끝으로 만진다. 눈가가 촉촉하다.

노아의 아내: 새싹이… 났어요.

동물들이 짝지어 초록 골짜기로 흩어지고, 언덕 위에서 야벳이 두 팔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다. 하늘에 비둘기 한 쌍.

야벳: 잘 가! 또 만나!

노아와 야벳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새 세상. 물기 머금은 초록 골짜기와 반짝이는 강이 끝없이 펼쳐진다.

야벳: 세상이… 새로 시작된 것 같아요.

산기슭, 무너진 흙벽돌 담에 낯익은 천 머리띠 하나가 걸려 있다. 주변에 물웅덩이와 작은 풀.
머리띠를 내려다보는 야벳. 입술을 꼭 다물고 눈물이 고인다.

야벳: 이거… 그 형 머리띠예요.

노아가 무릎을 꿇어 야벳과 눈높이를 맞추고 두 손으로 야벳의 어깨를 감싼다. 뒤로 무너진 집터.

노아: 하나님도… 마음 아파하셨단다.

거친 손이 돌을 하나씩 쌓아 단을 만든다.

노아가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고창 8:20

노을 아래 돌단 위에서 불과 연기가 하늘로 오르고, 가족 여덟 명이 그 앞에 무릎 꿇고 있다(뒷모습).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창 8:22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의 세상과의 언약의 증거니라”

창 9:13
비 갠 하늘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무지개. 아래쪽에 노아의 가족이 아주 작게 서서 올려다본다.
풀잎 끝에 매달린 빗방울 하나. 그 안에 작은 무지개 빛이 비친다.
야벳이 하늘의 무지개를 보며 손가락을 하나씩 펴서 색을 센다. 활짝 웃는다.

야벳: 빨강, 주황, 노랑… 와, 일곱 가지예요!

가족 여덟 명이 나란히 서서 서로 손을 잡고 큰 무지개를 올려다본다(뒷모습).
무지개를 올려다보는 노아와 아내의 얼굴. 눈에 무지개 빛이 비치고, 눈물 고인 채 평안하게 웃는다.

노아의 아내: 다시는… 물로 멸하지 않으시겠다고요.

노아: 그래. 하나님은 약속을 꼭 지키신단다.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로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창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