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창세기 7:17–8:11

감람나무 잎사귀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 올랐고 …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녔으며창 7:17–18

끝없는 바다 위, 거센 비를 맞으며 방주 한 척이 떠 있다. 산봉우리 끝만 물 위로 조금 보인다.
방주 안, 천장에 매달린 등불이 크게 흔들리고 불꽃이 한쪽으로 쏠린다.
노아의 아내와 며느리가 겁에 질려 서로 손을 꼭 맞잡는다.

노아의 아내: 배가… 떠오르고 있어요…

바닥이 기울어 가족이 기둥을 붙잡고 몸을 낮춘다. 노아는 가운데서 침착하게 위를 올려다보고, 어린 야벳이 노아에게 매달린다.

노아: 기둥을 꽉 붙잡아라!

어두운 방주 안. 흔들리는 등불 아래 동물들이 웅크리고, 막내 야벳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노아를 올려다본다.

노아: 야벳아… 무섭니?

야벳: 아버지… 밖에 있던 사람들은요?

등불 빛을 받은 야벳의 얼굴. 대답을 기다리며 겁먹은 눈으로 올려다본다.
노아의 크고 주름진 손이 야벳의 작은 어깨 위에 조용히 얹힌다.
노아의 어깨 너머로, 노아와 야벳이 굳게 닫힌 거대한 방주 문을 함께 바라본다. 문틈으로 희미한 빛이 샌다.

노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란다.

홀로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만 남았더라창 7:23

방주 안의 하루. 노아의 아내가 양에게 마른풀을 먹이고, 셈이 물동이를 나른다. 작은 창으로 회색 빛이 든다.

하루, 또 하루… 물이 일백오십 일을 땅에 창일하였더라창 7:24

밤, 작은 창 아래 무릎 꿇고 기도하는 노아. 창밖으로 비가 가늘어진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육축을 권념하사 바람으로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감하였고창 8:1

바람이 바다 위를 쓸고 지나가며 먹구름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햇빛이 내려와 작은 방주를 비춘다.

칠월 곧 그 달 십칠일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으며창 8:4

방주 안이 크게 흔들리고 가족이 기둥을 붙잡는다. 함이 놀라 소리친다.

함: 배가… 멈췄어요!

기울어진 나무 바닥에 물동이가 쓰러져 있고, 쏟아진 물이 흐르다 멈춰 고여 있다.
함이 손을 귀에 대고 숨을 죽인 채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함: 조용해요… 빗소리도 안 들려요.

노아가 눈을 감고 방주 벽에 손바닥을 대어 귀 기울이고, 뒤에서 아내와 어린 야벳이 숨죽여 지켜본다.

노아: 땅에… 닿은 게로구나.

물이 점점 감하여 …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더라창 8:5

노아가 방주 위쪽 창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 보낸다. 멀리 물 위로 산봉우리들이 보인다.

노아: 가거라. 마른 땅이 있는지 보고 오너라.

까마귀가 물이 땅에서 마르기까지 날아 왕래하였더라창 8:7

비둘기가 접족할 곳을 찾지 못하고 방주로 돌아와 그에게로 오는지라창 8:9

지친 흰 비둘기가 창으로 돌아와 노아가 내민 손에 내려앉는다. 곁에서 아내가 안타깝게 바라본다.

노아의 아내: 아직 쉴 곳이 없나 봐요.

또 칠 일을 기다려 다시 비둘기를 방주에서 내어 놓으매창 8:10

어린 야벳이 창턱에 턱을 괴고 넓은 물과 저녁 하늘을 시무룩하게 내다본다.

야벳: 비둘기는 언제 와요…?

창 너머 텅 빈 하늘과 물. 아주 멀리 작은 흰 점 하나가 보인다.
야벳이 몸을 일으켜 창밖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뒤에서 노아가 몸을 숙여 같은 쪽을 바라본다.

야벳: 저기요! 뭔가 날아와요!

노을 진 저녁 하늘, 흰 비둘기가 부리에 초록 잎사귀를 물고 방주를 향해 날아온다.

저녁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 새 잎사귀가 있는지라창 8:11

노아가 감람나무 잎사귀를 문 비둘기를 두 손에 받쳐 들고, 가족이 둘러서서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야벳: 잎사귀예요! 나무가 다시 자라요!

노아: 물이… 물이 줄었구나.

이에 노아가 땅에 물이 감한 줄 알았으며창 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