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요나 1:4–11

잠든 사람

여호와께서 대풍을 대작하여 배가 거의 깨어지게 된지라욘 1:4

1화 첫 컷과 같은 폭풍의 순간을 갑판 위에서 본다. 돛대가 크게 기울고, 선원들이 밧줄에 매달려 버틴다.
젖은 밧줄 하나를 선원들의 굵은 손들이 붙들고 있다. 그 사이에 소년의 작은 손도 끼어 있다.
대머리 선원이 작은 신상을 두 손에 쥐고 무릎 꿇은 채 하늘에 외친다.

선원: 바다의 신이시여, 살려 주소서!

붉은 머릿수건을 두른 선원이 다른 모양의 신상에 이마를 대고 빈다.

선원: 우리 신이여, 들으소서!

흰 옷 젊은 선원이 작은 목상을 품에 안고 눈을 감은 채 덜덜 떨며 중얼거린다.

선원: 신이시여… 신이시여…

어른들 사이에서 소년이 두 손을 반쯤 모으다 멈춘다. 누구에게 빌어야 할지 모르는 눈.
여러 손이 항아리와 자루를 뱃전 너머 바다로 던진다.
던진 항아리와 자루가 뱃전 너머 검은 파도에 순식간에 삼켜진다. 바다는 그대로 날뛴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선장. 비바람 속에서 키를 붙잡고 소리친다.

선장: 더 던져! 배를 가볍게 해!

갑판에서 두리번거리던 소년이 멈춰 선다. 그 낯선 아저씨가 보이지 않는다.

소년: 그 아저씨… 그 아저씨가 없어요!

소년이 홱 고개를 돌려 배 밑층으로 통하는 해치를 본다. 해치 문이 바람에 덜컹거린다.
소년의 뒷모습. 배 밑층으로 통하는 해치로 뛰어 내려간다.
배 밑층 천장 판자 틈에 물방울이 맺혀 떨어지려 한다.
흔들리는 배 밑층, 짐 사이에서 담요를 덮고 깊이 잠든 요나의 얼굴.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1화 둘째 컷과 똑같은 장면이다.

그러나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서 누워 깊이 잠이 든지라욘 1:5

배 밑층. 소년이 잠든 요나의 어깨를 두 손으로 흔든다.

소년: 아저씨! 일어나요!

배 밑층 계단 위에서 주홍 등불 빛이 비스듬히 들어오고, 등불을 든 선장이 내려온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선장. 등불을 들고 요나의 어깨를 움켜쥐며 말한다.

선장: 자는 자여 어찜이뇨 일어나서 네 하나님께 구하라

등불 아래 선장의 얼굴 클로즈업. 화난 얼굴이 아니라 간절한 얼굴이다.

선장: 혹시 하나님이 우리를 생각하사 망하지 않게 하시리라

누운 요나의 눈으로 올려다본 갑판 판자 틈. 그 사이로 무릎 꿇고 비는 선원들의 실루엣과 번개가 번쩍인다.
담요를 덮고 누운 요나의 눈. 간절한 선장의 얼굴에서 눈을 돌려 어두운 벽 쪽을 본다. 두 손은 담요 밑에서 모으지 않는다.
눈을 뜬 요나의 얼굴. 위 갑판에서 선원들의 기도 소리가 들려오자 입술이 비뚤어진다.

요나(속마음): …헛된 것들한테 비는군.

요나가 몸을 일으키자 줄무늬 담요가 어깨에서 미끄러져 배 밑층 바닥에 떨어진다.
해치 위로 올라온 요나. 비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갑판 저편에 둥글게 모인 선원들이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본 지도 같은 갑판. 선원들이 둥글게 모여 서 있고, 그 가운데에 제비 항아리가 놓여 있다.

선원: 제비를 뽑자! 누구 때문인지 알아보자!

횃불 아래, 여러 손이 차례로 항아리에서 제비를 뽑는다.
요나의 손바닥 위에 표시된 돌 하나가 떨어진다.
갑판의 모든 얼굴이 동시에 요나 쪽으로 돌아간다.
요나의 어깨 너머로, 그를 빙 둘러싼 선원들이 다그쳐 묻는다.

선원들: 청컨대 이 재앙이 무슨 연고로

선원들: 우리에게 임하였는가 고하라

다그치는 선원 셋의 얼굴이 화면 가득 앞으로 쏠린다 — 대머리 선원, 붉은 머릿수건 선원, 흰 옷 젊은 선원.

선원들: 네 생업이 무엇이며

선원들: 어디서 왔으며

선원들: 고국이 어디며 어느 민족에 속하였느냐

고개를 숙인 요나와, 그 곁에서 요나를 올려다보는 소년. 요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요나(속마음): …더는 숨을 데가 없구나.

요나의 손이 제비로 뽑힌 표시된 돌을 꽉 움켜쥔다. 손가락 사이로 빗물이 흐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요나. 번개를 등지고 고개를 들어 자기가 누구인지 말한다.

요나: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요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로라

요나의 말을 들은 선장의 얼굴. 흰 눈썹이 치켜 올라가고 눈이 커진다.
눈높이에서 본 폭풍 바다. 집채만 한 파도들 한가운데 아주 작은 배 하나, 번개가 수평선을 가른다.

자기가 여호와의 낯을 피함인 줄을 그들에게 고하였으므로 무리가 알고 심히 두려워하여욘 1:10

선원들이 겁에 질려 요나에게서 뒷걸음질한다.
뒷걸음질하던 대머리 선원의 손에서 작은 신상이 떨어져 젖은 갑판 위를 굴러간다.
믿고 따르던 아저씨를 바라보는 소년의 눈이 흔들린다.
선원들을 따라 한 걸음 물러서던 소년의 맨발이 멈춘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선원들이 요나에게 외친다. 그들 뒤로 거대한 파도가 솟아오른다.

선원들: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행하였느냐

파도가 뱃전을 넘어 덮치고, 갑판에 쏟아진 물이 요나의 발목을 감싼다.
말없는 요나의 젖은 얼굴. 그 위로 선원들의 물음만 떠 있다.

선원들: 우리가 너를 어떻게 하여야

선원들: 바다가 우리를 위하여 잔잔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