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요나 1:17–2:10

깊은 곳에서 부른 노래

아래에서 올려다본 바닷속. 비늘 덮인 큰 물고기가 이빨 없는 입을 크게 벌려 가라앉는 요나를 삼킨다.
물고기 입 안쪽에서 본 바깥. 청록 바닷빛이 비치는 입구가 위아래에서 닫히며 가는 틈으로 좁아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까만 화면. 거친 숨소리만 들린다.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것 — 낡은 담요 자락을 꽉 쥔 요나의 손.
어둠 속에서 요나의 손끝이 미끈하고 둥근 갈비 무늬 벽을 더듬는다.
어둠 속 요나의 얼굴. 모든 것을 놓아 버린 듯 절망한 표정이다.

요나: 여기가… 끝이구나.

요나가 담요를 끌어안은 채 뒤로 쓰러지듯 누우며 눈을 감는다.
삼켜지기 전 물속의 기억. 바다풀이 머리를 휘감은 요나가 깊은 바닥, 산의 뿌리 쪽으로 가라앉는다.

물이 나를 둘렀으되 영혼까지 하였사오며 … 바다 풀이 내 머리를 쌌나이다 내가 산의 뿌리까지 내려갔사오며 …욘 2:5–6

기억 속 물속. 멀어지는 수면을 향해 뻗은 요나의 손목을 바다풀이 감아 끌어내린다.

… 요나가 삼 일 삼 야를 물고기 배에 있으니라욘 1:17

첫째 날. 물고기 배 속 어둠에서 요나가 담요를 덮고 웅크려 있다.
둘째 날. 같은 자리에서 요나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셋째 날. 같은 자리에서 무릎 꿇은 요나가 두 손을 모은다.
어둠 속, 사흘 만에 갈라진 요나의 입술이 처음으로 움직인다.

요나: 내가 받는 고난을 인하여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삽더니

요나: 주께서 내게 대답하셨고

어둠 속,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기도하는 요나의 얼굴과 손.

요나: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삽더니

요나: 주께서 나의 음성을 들으셨나이다

기억 속 폭풍 바다. 물속에서 올려다본 수면 위로 거대한 파도가 겹겹이 넘어오고, 그 아래 요나가 아주 작게 가라앉는다.

요나: 주께서 나를 깊음 속 바다 가운데 던지셨으므로

요나: 큰 물이 나를 둘렀고 주의 파도와 큰 물결이

요나: 다 내 위에 넘쳤나이다

어둠 속 요나가 턱을 들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위쪽을 바라본다.

요나: 내가 말하기를 내가 주의 목전에서 쫓겨났을지라도

요나: 다시 주의 성전을 바라보겠다 하였나이다

요나가 손바닥을 갈비 무늬 벽에 가만히 대고 그 손에 이마를 기댄다.

요나: 땅이 그 빗장으로 나를 오래도록 막았사오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요나: 주께서 내 생명을 구덩이에서 건지셨나이다

기도하던 요나가 어둠 속에서 몸을 웅크린다. 고요하다.
젖은 담요를 볼에 대고 눈을 감은 요나.

내 영혼이 내 속에서 피곤할 때에 내가 여호와를 생각하였삽더니욘 2:7

담요에 볼을 댄 채, 요나가 천천히 눈을 뜬다.

요나: 내 기도가 주께 이르렀사오며 주의 성전에 미쳤나이다

기도하는 요나의 얼굴. 화면 귀퉁이 작은 칸에는 그 무렵 잔잔해진 바다 위에서 여호와께 제물을 드리고 서원하는 선원들이 보인다.

요나: 무릇 거짓되고 헛된 것을 숭상하는 자는

요나: 자기에게 베푸신 은혜를 버렸사오나

어둠 속 아가미 틈으로 가는 빛 한 줄기가 비쳐 들고, 요나가 그 빛을 올려다본다.

요나: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나이다

요나: 구원은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나이다

바깥에서 본 고요하고 깊은 바다. 큰 물고기가 천천히 헤엄쳐 간다.
깊은 바다, 큰 물고기의 커다란 눈이 번쩍 뜨인다.
큰 물고기가 몸을 틀어, 위쪽의 밝아지는 얕은 바다를 향해 헤엄쳐 오른다.
큰 물고기가 배를 움켜쥐듯 몸을 비튼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물고기가 눈을 질끈 감는다.
물고기 배 속 바닥이 크게 기울고, 담요를 끌어안은 요나가 데굴데굴 굴러간다.

요나: 으, 으악—!

아침 해변. 물가에 머리를 내민 큰 물고기가 요나를 모래 위로 토해 낸다.

여호와께서 물고기에게 명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욘 2:10

밀려온 파도에 요나가 담요째 모래톱 위로 굴러 올라간다.
모래 위에 엎어진 요나. 젖은 담요가 몸에 감겨 있다.
모래에 엎어져 있던 요나가 고개를 들자 주홍 아침 해가 눈을 찌른다. 눈을 가늘게 뜬다.
요나의 손이 모래를 한 움큼 꽉 쥔다.

요나: …살았다. 살았어!

요나가 모래 위에 대자로 누워 하늘을 보며 웃음을 터뜨린다.

요나: 하하… 하하하!

멀리 바다에서 큰 물고기가 꼬리를 흔들며 돌아간다.
모래 위에 앉은 요나가 젖은 담요를 두 손에 펼쳐 들고 말없이 내려다본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담요 끝의 술이 한쪽으로 날린다.
모래 위에 누워 웃던 요나의 웃음이 멈춘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여호와의 말씀이 두 번째 요나에게 임하니라”

욘 3:1